• 251031

     

    2021년 여름이 맞나. 그때 나는 군복무 중이었는데 첫 휴가 때 사이트를 만든 적이 있다. 무슨 생각이 있던 건 아니었고, 군대에서 시를 한 편도 쓸 수 없었는데 무엇이라도 쓰고 싶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22년 여름쯤에 의도치 않게 사이트가 터지면서 모든 글이 날아가게 되었고, 그때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네이버 블로그로 옮기게 되었다. 사실 사이트를 다시 만들어도 되지만, 나는 청개구리 심보가 심한 사람인데, 그 당시에 여러 시인이 개인 사이트를 만들어서 운영하는 것을 보았기 때문이다. 시인들이 사이트를 여럿 만든 것을 보니 날아가길 잘했다는 생각도 들고, 그러니까 블로그로 옮기고 싶어졌다.

    그런데 다시 사이트를 만들게 된 것은 블로그는 뭐랄까… 접근성이 좋아서 내가 헛소리를 하면 많은 이가 읽을 것이라는 이상한 생각 때문에…. 그것이 어쩐지 부끄러웠다 내내…

    그냥 혼잣말을 중얼거렸는데 마이크가 켜져 있어서 모두에게 들킨 기분이 들었다.

    그래서 사실 나의 네이버 블로그에는 비공개 게시판이 있다. 그곳은 마이크가 꺼져 있으니까 자유롭게 헛소리를 하곤 했다. 비공개 게시판은 총 세 개가 있었는데, 그 중 다른 하나는 내가 서툴게 번역한 외국시가 모여 있다. 블로그는 접근성이 좋으니까. 툭 누르면 읽기 편하니까.

    나는 가능한 모든 걸 기록하고 싶은데 그걸 마음처럼 하지 못하는 사람이다. 손으로 일기를 적다가 얼마 적지 못하고 일기장을 태운다거나 영상 몇 개를 찍다가도 금세 카메라를 놓아버리는 편이다.

    삶에서 무언가 꾸준히 한다는 건 중요하니까. 내가 그렇게 시에 쓴 적이 있으니까.

    이 사이트를 다시 만들면서 카메라를 샀다. 이걸로 네 번째 카메라다. 찍는 것에 귀찮음을 느끼지 않기 위해 아주 작고 저렴한 카메라를 구입했다. 이것도카메라인가?장난감으로분류하는게옳지않은가? 그런 생각도 들지만.

    나는 무언가를 꾸준히 하는 사람이 아니다. 유일하게 시가 꾸준히 하는 것인데, 요즘은 시 쓰는 텀이 길어졌다. 그래서 사이트를 만든 것일지도….. 모르겠다. 나는 모른다는 말을 너무 많이 사용하고, 사실 실생활보다 잡문을 쓸 때 많이 사용하는 편인데, 내가 내 생각을 텍스트로 단정 짓는 게 싫어서일까?

    나는 시에 대해 확신하는 사람을 많이 보았고 대체로 그런 사람들을 좋아하지 않았다. 바보 같다고 생각했다.

    당연히 확신을 필요로 하는 순간이 찾아올 때가 있다. 그게 나의 시를 자랑하기 위함은 아닐 것이다. 바보들.

    나는 요즘 의심 속에 있다.

    무엇을 적게 될까. 또 모르겠다는 말이나 꾸준히 하면서. 나도 가끔 날 바보 같다고 생각했지만.

  • 2014~

     

    작은 미래의 책(현대문학, 2018)

    백야의 소문으로 영원히(민음사, 2018)

    숲의 소실점을 향해(민음사, 2020)

     

    세계의 끝에서 우리는(도서출판 아시아, 2020)

     

    천사를 거부하는 우울한 연인에게(문학동네, 2023)

    몽상과 거울(아침달, 2023)

    이것은 천재의 사랑(타이피스트, 2025)

     

     

     

    달걀은 닭의 미래(난다, 2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