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시마스 고오조, 예감과 재나무

 

“밝은 방은 있습니까?”

“밝은 방은 있습니까?”

해질녘

포크레인은 떠났다

남겨진 예전의 집, 흩뿌려진 물줄기에 목소리가 어리어 있었다

작은 소리와 작은 소리, 가녀린 뿌리처럼 소리는 서로 뒤엉켜

뼈고리와 뼈고리로, 나무 위 생활의 경치가 눈에 들어왔다

아득히 물위의 고리를 쫓아 헤엄쳐간, 고래는 잔뼈뿐이다

미츠비시 마크, 우뚝 솟은 교회를 닮았고, 토목기계는 회관을, 파괴시켰다

벼랑. 딸기라고

가느다란 소리에 정신이 퍼뜩 들자, 마을 초등학교(미션스쿨)의 하이지마 섬 정원에 살고 있는 뱀. 그 뱀의 소리

따스한 햇살이 비치는 어느 날 오후, 나는 낡은 아파트의

해체공사를, 나무로 된 문에 양팔을 괴고 바라보고 있었다.

삽이라고 부르는 걸까, 그 토목기기가 (저소음형, 미츠비시, 라고 적혀 있어서 그런지 역시나 조용하다) 새가 둥지를 틀 나뭇가지나 나뭇잎을 입에 물고 가슴을 내밀듯이, (그 정도로 오래된 다다미라고 할 것은 못 된다) 다다미를 다섯, 여섯 장 집어 하늘로 올리고 있엇다. 이층 건물, 20개 정도 이상의 방은 있을 것이다. 해체되어 있는 것은 커다란 목조 아파트.

작은 먼지가 일어나는 것을 막는 살수호스가 봄날의 물 쇼를 보는 듯하다.

삽이 첨탑처럼 솟아 있고, 그것을 따라 시야는 상공으로 오르고,

저 깊숙이 이층의 하얀 벽이 나타났다. 그때, 나는, 위로 피어오르는 희미한 소리를 듣고 있었다.

벼랑, 딸기

가느다란 소리에 정신이 퍼뜩 들자, 마을 초등학교(미션스쿨) 하이지마 섬 정원에서 살고 있는 뱀, 그 뱀의 소리

커다란 목조 아파트는 이틀 만에 무너졌다. 삽은 울타리 안에 어린 나무처럼서 있고, 한 번 휘두르자 이층의 방 한 개가 그대로 무너진다. 낡은 집의 해체공사를 보고 ‘뱀의 소리’를 듣는 것은 환청이 아니다.

마을 초등학교(미션스쿨)가 하이지마 섬이라는 곳에 있어, 초등학생인 ‘나’는 그 정원에서 ‘뱀’을 쫓고 있다. 세례의식을 받았다.

포대, 신문지, 울타리는 언제 철거된 걸까. 조금 차가워져서 바람이 불고 있었다.

미츠비시 마크, 우뚝 솟은 교회를 닮았고, 토목기계는 회관을 파괴시켰다

벼랑, 딸기라고

가느다란 소리에 정신을 드니, 하이지마 섬 정원의 뱀, 그 뱀의 소리

부드럽다

하이지마 섬의 뱀이여, 하이시바, 하이싯바, 하이라이소여!

하이지마 섬의 뱀이여, 하이시바, 하이싯바, 하이라이소여!

벼랑, 딸기, 벼랑, 딸기

피는 타마 강에 흐르고, ‘나’는 그 피를 마신 사람이다

하구는 틈이 갈라지고, 몇 줄기인가, 그 피와 가운데 손가락을 지하에 넣는다

해질녘, 조용해지고 공사는 끝났다

나가보니 삽은 젖은 목을 늘어뜨리고,

옆에는 어미 같은 큰 것이 하룻밤을 잔다

시간의 뿌리를 조용히 적시고

푸른 집의 나무 의자를 조용히 적시며

유괴범의 머리를 보는 놈

좋아! 그 집으로 가겠다.

시간의 뿌리를 조용히 적시고

‘뱀의 소리’, 하얀 살을 먹는다

뼈고리와 뼈고리, 동굴생활의 햇살이 비쳐와

좋아! 그 집으로 가겠다

그 집으로 가겠다

말에 현혹되어, 한밤중에 나는 밖으로 나갔다. 이젠 더 이상 몽유병자도, 이리저리 헤매고 다니는 정신이라고 말할 것도 없다

부드러운 조개, 하얀 돛의 기억

“이 유성도 나쁘지는 않다”

낮은 자취를 감추었다. 재나무가, 저기, 나무 그늘에서 울고 있다

다음날

흐린 날

좋아

그 집으로 가겠다


손순옥 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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